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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육아/흰 점 관찰기

아이 몸에 첫 흰 점. 탈색모반 진단

 

아이 키우면서 가장 마음 철렁한 순간은 아무래도 아이가 아플 때, 혹은

아이한테 생긴 질병의 원인같은 것을 모를 때.... 이런 순간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들의 경우, 생후 7개월 경 엉덩이에 딤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신촌 세브란스까지 가서 진료를 본 적이 있었고 그 때 처음으로 3차 병원의 무서움, 위압감...

등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국내 빅3 병원 중 하나이기도 하니 전국에서 많은

아픈 아이들이 오는 것은 당연한데, 그 병원 특유의 위압감? 같은 것과 아픈 아이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겁도 나고 동조가 되어 눈물이 막 났었다.

아무튼, 딤플 정상판정을 받고 앞으로 3차 병원까지는 볼 일 없겠지 하고 살다가 어느날 문득

수영이 팔에 올라온 얼룩덜룩한 자국을 보게 되었다. 그게 올해 7월의 일.

만 3돌을 한 달 앞둔 때였다.

 

사진상 저 표기한 곳. 그냥 봤을때는 전~~~혀 티가 안난다.

정말 자세히 봐야지 얼룩한 반점이 보인다. 처음에 신랑도 어디? 뭐?? 하며 의아해하다가

내가 여기여기, 하고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자 그제서야 아 그렇네, 하는 정도.

 

이 사진이 좀 더 잘 나왔다. 희끗하게 얼룩이 보인다.

 

처음엔 이걸 보고 백반증이다!! 하고 혼자서 히에에엑 하고 진단내리고 스트레스를 왕창 받았다.

우리는 지방 소도시에 살다가 마침 일산으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되었던 상태라 다행히 일산 내에 백반증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마구 검색해 바로 예약을 하고 일산병원에 갔다.

 

여기에 소아피부 전문의신 여자선생님께 예약을 하고 진료를 봤지만, 

예약한 게 무색하게 1시간 이상 대기했던 것 같고.... 

백반증 검사를 위해서는 <우드등> 이라는 것이 필요한데(많은 사이트에서 무드등으로 잘못 알고 있음)

뭐 나무로 된 등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고 검사를 하러 가면 불을 다 끄고 깜깜한 방 안에서

UV램프처럼 파란 불빛이 나는 전등을 들고 해당 부위를 비춰 보신다.

백반증일 경우 해당 부위가 더 빛이 나던가... 그것까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검사를 했는데 기다린 결과가 아깝게도, <백반증 아닌것 같은데 모르겠다>며

세브란스로 가라고 소견서를 써주신 것이다.

 

 

그 분께서 추천하신 분은 신촌 세브란스의 오상호 교수님이었는데, 한 분이 더 계셨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난다. 

숙대 쪽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나는 이미 엉덩이 딤플 때문에 신촌 세브란스를 갔던 경험때문에

세브란스=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모여있는 곳, 탕탕탕. 하고 혼자 결론을 내린 상태...

앞뒤 따지지 않고 세브란스로 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숙대 쪽 병원 말씀하신 게 우태하 한승경 피부과의 한승경 원장님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나는 한승경 원장님도 뵙게 된다.... 주륵...^_ㅠ...

 

애니웨이, 세브란스도 바로 갈 수 있는 건 아니었고 대학병원 답게 예약도 바로 할 수 없었고

최대한 빠른 날짜로 예약을 잡았으나 역시나 1시간 30분 이상 대기....^^ 

똑같이 우드등 검사 하셨는데 오상호 교수님은 특이하게 핸드폰에 직접 뭘 연결해서 보셨었다.

그리고 30초 정도만에 다행히, 백반증 아니고 <탈색모반> 이라는 진단을 내리셨다.

탈색모반은... 귀찮으니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 검색하시고... 쉽게 말하면 그냥 흰 점이고,

저 부분은 멜라닌색소가 다른 부위보다 모자라서 원래 피부가 하얀 아이들은 모르고 살다가

여름에 피부가 타거나 하면 이제 그 때서야 알게 되는거다. 우리 아들도 여름 내내 거의 밖에서

살다시피 했기에 완전 시커멓게 탔는데, 그러면서 잘 보인 것이다. 

피부가 하얀 편이어서 전혀 몰랐다. 두 돌 즈음에만 해도 뭐 이렇게까지 시커멓게 탈 일이 잘 없었으므로...

 

치료법은? 

없다.

 

ㅠㅠ띠로리.

굳~~~이 치료를 하고 싶으면 저 부분에 레이저를 쏴서 색을 주변과 비슷하게 태우는 방법이 있는데,

결국 다시 색이 빠질거라 외관상 큰 해가 되지 않으면 치료하지 말라고, 그리고 어차피 치료법도 없다고 하심...

큰 병은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었지만. 이게 만약 얼굴이었으면? 여자아이였으면??

물론 여자아이여도, 얼굴이어도, 중요한 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이기에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 아이만큼은 티끌하나없이 잘 크고 건강했으면 좋겠는 게 부모가 되고보니

너무 잘 알겠더라. 

그렇게 오른팔에 탈색모반 진단을 받고, 다행히 번지거나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니 잊고 살았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탈색모반 진단받았던 오른팔에 다시금 하얀 점이 올라왔는데,

전에 탈색모반 같은 경우에는 내가 설명을 해야 아 그렇네~ 하는 정도였다면

이번에 새로 올라온 점은 누가봐도! 어 하얀 점이 여기있네? 하는 정도로 하얗게 올라왔다.

이 부분은 아직 ing 중이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다시 써야겠음...

그렇게 나는 국내 백반증 최고 권위자라는 한승경 원장님을 뵈러 무려 ktx를 타고 찾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