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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관찰기(이스턴 페인티드)

거북이 관찰일기 01

모든 사건의 발단은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거북이 드림(?) 분양(?) 글.

나는 참고로 동물은 벌레 아니면 거의 다 좋아하는 편이고, 결혼 전에는 시츄를 12살까지 키웠던 적도 있고

(물론 내가 키우지는 않았다. 언니가 막무가내로 데려온 강아지를 온 가족이 같이 수습하고 부모님의 돈으로 키워낸....)

아들도 워낙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뭘 키워보고 싶긴했는데, 강아지는 떠나보내고 나니 그 슬픔의 크기도 너무 컸거니와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듬을 익히 알고 있어...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디 여행도 잘 못가고 한번 갈 때마다 호텔링 비용도 깨지고 특히 우리집 강아지의 경우 노년에는 피부병을 너무 심하게 앓아

한번 병원 갈 때마다 10만원은 기본으로 깨졌고 사료값도 특수 사료라 장난이 아니었다.

너무 돈돈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동물 키울 때 돈이 정말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단 이야기다.

햄스터를 한번 키워볼까 했는데 야행성이라고 하기도 하고, 일단 결론만 놓고 보면 '쥐' 라 아무리 귀여워도

그냥 좀 무섭기도 하고 수명도 너무 짧다고 하고.... 일단 보류.

그런데 난데없이 거북이 드림글이 올라온 것이다.

 

카페에 처음 올라와있던 사진.

 

그냥 거북이만 주신다 하면 아 좀... 했을텐데 저 사진의 모든 구성품을 싹 다 주신다고 하셔서 갑자기 부담도 없어지고,

거북이 오래살고 튼튼하지 않나? 싶어 신랑과 바로 이야기 해 보고 그 날 바로 신랑이 퇴근길에 데려왔다.

조명가게에 가서 할로겐 램프를 새로 사고, UVB는 당장 구할 수가 없어 그냥 돌아왔다.

바로 어항 청소하고 우리집에 입성.

 

거북둥절

 

정말 솔직히 처음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크네... 어... 조금 징그러운...가? 싶었는데

세상에, 적응하고 보면 볼수록 너무너무 귀여운 것이었다. 한 가지, 주신 어항이 유리어항이라 너무 무겁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너무 불편해 그날 바로 쿠팡 로켓배송으로 플라스틱 어항을 새로 구매했다.

 

거북이 종이 뭐냐고 여쭤봤는데 전 주인분도 모른다 하셔서...

네이버에 가장 큰 거북이 카페도 가입하고 바로 질문 글 올렸더니 이스턴 페인티드 종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전 주인분께서 진짜 모든 물품을 다 물려주셔서, 따로 특히 더 살 것은 없었다. 

 

 

저 까만 부직포같은 것이 유리로 된 계단? 부분에 붙어있는데...

아마 거북이가 올라가기 쉽게 부직포를 붙여놓으신 것 같은데 저게 자꾸 물에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암튼 어항도 너무 무겁고 그런 이유로 이 어항은 딱 하루만 썼다. 폐기처리 하려고 했는데 신랑이 일단 둬보래서 보류.

그리고 바로 다음날 아침, 새 어항이 도착했다.

 

 

아기 욕조 같기도 하네...

전에 쓰던 어항보다 크기도 좀 더 크고, 무엇보다도 가벼워서 너무 좋다. 애 낳고 허리가 너무 안좋아져서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허리가 너무 아픈데 이건 정말 가벼워서 좋다. 전주인분은 환수를 2주에 한번 하셨다는데

나는 환수는 최대한 자주 하려고 생각중이기도 해서... 아무튼 대만족. 쿠팡에서 거북이 어항 치면 나옴.

 

할로겐 램프 쬐는 거북이.

귀엽다.... 귀여워....ㅠㅠ

 

어항 모습.

저 베란다 밖에 있는 큰 놀이매트? 는 원래 아이 물감놀이 용으로 산 것인데, 

거북이 일광욕 시켜주기 아주 딱이라 종종 펴놓고 있는다. 나름 남향인 집이라 해가 잘 들어와 거북이 어항 위치를

원래 TV 앞에 해놨다가 해 제일 잘 드는 곳으로 옮겼다. 여과기랑 전등 전기 선 때문에 멀티탭이 집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괴상한 꼴이 되긴 했지만... 인테리어는 어차피 포기하고 사는 집임....

 

 

다리 쫙 피고 일광욕ㅋㅋㅋㅋ 너무 귀엽다.

저 동그란 부분에 있는 것은 거북이 밥인데... 아쿠아플러스 라는 회사 제품이었다.

원래 전주인분이 감마루스라는 사료를 같이 주셨는데 엄청 허버허버 잘먹길래, 우왕굿ㅋ했는데 알고보니 이 감마루스는

인간으로 따지면 치킨같은 간식이라고... 뭐 먹여도 상관은 없지만 어디까지나 간식 개념이라 밥이 되면 안된다 했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사료를 쿠팡에서 찾아보고 상위권에 후기도 좋은 거로 샀는데 응 안먹어ㅋ

....

너무너무 안먹었다. 진짜. 

이 때 우리 아들도 밥을 한창 안 먹을 때라 스트레스 두배로 받음. 왜 안먹니?

저 거북이는 2년정도 된 거북이라 한 달 정도는 굶겨도 크게 지장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감마루스 통을 보면 엄청 달려와 잘 먹는데, 아쿠아플러스 껀 죽어도 안먹었다.

부셔서 줘도 안먹고 감마루스랑 같은 통에 둬서 냄새를 배게 해도 안먹고... 뭘 해도 안먹어요......

카페에도 질문글 올렸더니 수온이 낮아서 그렇다는데.... 전 주인분도 수온히터같은거 없이도 2년 잘 키우셨고

감마루스만 보면 우다다 달려오는 애라(이게 또 귀여워 미침) 수온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 굶기면 먹겠지! 하고 이틀정도 굶기고 아쿠아플러스꺼 줬더니 안먹어요.

3일굶겼더니 또 안먹어요......

 

결국 그래서 아쿠아플러스꺼는 두 통 샀다가 환불..... ㅠㅠ